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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와 투자의 흐름이야기

직원 없이 혼밥 장사? 요즘 사장님들이 혼자 일하는 진짜 이유

by 소소공감 2025.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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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일하고 있는 여성 모습

전국 식당 절반이 혼자 장사 중인 현실

 

자영업의 풍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특히 음식점 업종에서는 이제 사장이 곧 직원이 되어버린 상황이 일반화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국 음식점 중 무려 61.2%가 ‘1인 운영 식당’, 즉 직원 없이 사장 혼자서 운영되는 구조로 나타났다. 심지어 무급 가족 종사자조차 없이, 사장 혼자서 주방과 홀을 모두 책임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는 2013년과 비교해 10%포인트 이상 증가한 수치로, 자영업 환경의 변화가 얼마나 급격한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처럼 ‘혼자 장사’가 늘어난 이유는 단순한 유행이나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구조적인 생존의 문제다.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인건비 부담이다. 해마다 오르는 최저임금, 여기에 더해 필수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4대 보험, 주휴수당, 퇴직금 등 고정비용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외식 수요 회복세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매출은 줄고 고정비는 오르는 ‘이중고’ 속에서 자영업자들은 결국 인력을 줄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알바도 못 쓰는 시대… 사장님은 로봇인가요?

 

최근 외식업계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응답자의 46.8%가 아르바이트 채용을 포기했다고 답했고, 이 중 상당수는 “인건비가 너무 올라 인력을 뽑을 여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사장 혼자서 점심·저녁 피크 타임을 모두 감당하거나, 가족이 돌아가며 도와주는 형태로 가게를 유지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서비스 품질은 자연히 저하되고, 운영 시간도 단축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똑같은 인건비, 매출은 반의반… 이래도 공정할까?

 

상황은 지역별로도 편차가 크다. 서울 중심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는 어느 정도 인건비를 감당할 수 있지만, 지방 소도시나 외곽 지역의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매출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수도권과 동일한 인건비를 적용받는 구조는 자영업자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 특히 카페나 분식집, 소규모 일식당 등 마진이 낮고 회전율이 중요한 업종에서는 인건비 한 명 추가가 곧 적자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가 말하는 ‘최저임금 유연화’의 필요성

 

이런 현실을 반영해 전문가들은 ‘업종별·지역별 유연한 최저임금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연매출이 일정 수준 이하이거나, 일정 인원 미만의 소상공인에게는 일시적 인건비 보조나 차등 적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는 지역별 평균 임금 수준과 생활물가를 반영한 자동화 조정 시스템을 도입하면 현실적 인건비 기준이 설정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제안은 여전히 노동계와의 입장 차이로 인해 정책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 사이 자영업자들의 현실은 더 팍팍해지고 있으며, 일부는 "이대로는 버티기 어렵다"며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특히 신규 창업보다는 폐업률이 높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외식업계 전반에 경고등을 켜고 있다.

 

혼자 다 해야 하는 시대, 자영업자의 고백

 

과거에는 음식이 맛있기만 하면 손님이 몰리고 장사가 잘 됐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맛은 기본이고, 서비스와 가격, 위치, 인테리어, 운영 효율성까지 종합적인 조건을 충족해야 겨우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걸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자영업자에겐 너무나 벅찬 현실이다. 메뉴 개발부터 재료 구매, 조리, 서빙, 마케팅, 고객 응대, 정산, 위생 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혼자 혹은 가족끼리 도맡아야 하는 ‘멀티 플레이어’가 돼야 하는 것이다.

 

이런 구조는 장기적으로 자영업자들의 심리적 소진(번아웃)과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지며, 결국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자영업이 단순한 생계형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경제 활동이 되기 위해서는, 그 기반부터 다시 정비할 필요가 있다.

장사, 맛만 좋아선 안 되는 이유가 생겼다

 

음식이 맛있다고 장사가 잘 되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사장님 혼자 모든 걸 책임지는 구조,
그 배경엔 무거운 인건비 부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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